CES 2023 Heated Korea University ‘Tiger Startup’ Qsim+, einocle, BlueLabs
[IT동아 차주경 기자] 매년 초 열리는 세계 최대 규모 기술·기기 전시회, CES 2023이 성공리에 막을 내렸다. 우리나라 스타트업 500여 곳도 정부 기관 혹은 대학교 창업지원단의 도움을 받아 이 행사에 참가, 기술과 상품을 세계에 알렸다. 두드러진 모습을 보인 기업이 받는 혁신상, 선진 기술 청사진을 그린 기업이 받는 최고 혁신상의 영예를 안은 곳도 있다. 큐심플러스 “CES 혁신상 수상 계기로 양자 시뮬레이터 세계에 전파” 큐심플러스는 국가 경쟁력에 영향을 주는 12대 전략기술 가운데 하나 ‘양자 기술’을 통신 시스템에 적용하는 소프트웨어를 만든다. 양자 통신은 이론적으로 도청을 완벽하게 방지한다. 국내외에서 다양한 실증이 이뤄진 덕분에 상용화에 가장 가까운 양자 기술로도 꼽힌다. 그럼에도 양자 통신 시스템을 만들려면 많은 비용과 오랜 시간을 들여 여러 차례 실험을 거쳐야 한다. 큐심플러스는 각종 양자 실험을 대신 해 주는 양자 시뮬레이터 ‘큐심프로’를 선보였다. 범용 소프트웨어이므로 통신뿐만 아니라 양자 실험 전반에 대입, 시스템 개발과 검증에 쓴다. GUI(Graphic User Interface, 시각 환경) 기반이므로 다루기 쉽고, 교육용에서부터 전문가 시스템 개발용에 이르기까지 다방면으로 활용 가능하다. 큐심플러스는 양자 통신 구축과 운용 특화 소프트웨어도 개발 중이다. 노광석 큐심플러스 대표는 국내외 전시회에서 받은 피드백으로 큐심프로를 고도화, CES 2023에 출품했다. 하지만, 내심 기술·기기와 가전 전시회로 알려진 CES에서 어느 정도의 성과를 거둘지 반신반의했다. 그래서 CES 2023에서 양자 기술을 알리고 소비자의 이해를 돕는다는 목표를 세웠다. 노광석 대표의 생각과는 달리, CES 2023 참가자들은 양자 기술에 많은 관심을 보였다. 학생과 기업, 투자자까지도 큐심플러스의 양자 시뮬레이터를 주목했다. 이 과정에서 큐심플러스는 국내외 대형 투자사로의 IR(기업 공개)을 성공리에 마쳤다. 나아가 미국과 유럽, 일본 등지의 투자사와 해외 진출 방안도 논의했다. 자연스레 해외 기업과의 네트워킹과 협업의 기회도 찾아왔다. 큐심플러스는 2월 말 MWC에 참가해 독일 기업과 유럽 진출 방안을 구체화할 예정이다. 이어 첫 출전한 스타트업임에도 CES 2023 혁신상을 받는 성과를 거뒀다. 노광석 대표는 각종 기술·기기를 망라하는 초대형 종합 전시회 CES 2023에서 수많은 기업과 관계자를 만날 기회를 얻었다고 말했다. 기술력을 가진 스타트업이 세계에 이름을 알릴 가장 좋은 행사라고도 덧붙이며 혁신상 수상도 적극 노리라고 조언했다. 큐심플러스는 CES 2023에서 거둔 성과를 토대로 첫 투자금을 유치한다. 지금까지는 투자금 유치를 고려하지 않았으나, 수많은 투자 제안을 받은 만큼 이를 발판 삼아 양자 시뮬레이터 제품군을 다각화할 계획을 세웠다. 해외 진출 시기도 앞당긴다. 아이노클 “해외로 시각 넓혀 유전자 분석 기술의 신기원 연다” 최성균 대표가 이끄는 아이노클은 ‘단일세포 유전체 멀티오믹스 분석 기술’을 토대로 다양한 질병, 특히 희귀 난치성 질환을 진단하고 치료하는 방법을 연구한다. 우리 몸 속 수십조 개의 세포 하나하나의 특성과 다양성을 정밀하게 진단하는 기술이 단일세포 유전체 멀티오믹스 분석이다. 지금까지는 ‘돋보기’로 보던 세포의 모습을 ‘정밀 현미경’으로, 더욱 자세하고 선명하게 보는 기술로 이해하면 쉽다. 아이노클은 세포 하나하나의 유전 정보를 확인하는 전처리 플랫폼(하드웨어)과 인공지능 데이터 분석 도구(소프트웨어)를 자체 개발한다. 우리나라 임상 환자에게 이 기술을 적용해서 정밀 유전체 데이터베이스도 구축 중이다. 이들을 통합해서 차세대 단일세포 분석 플랫폼인 ‘솔가람(SOLGARAM)’의 초기 모델도 만들었다. 환자의 세포를 정밀 분석, 맞춤형 진단과 치료를 하는 정밀 의료를 현실로 이끌 기술로 꼽힌다. 최성균 대표는 CES 2023을 솔가람의 데뷔 무대로 삼았다. 솔가람은 해외의 단일세포 분석 장비보다 성능이 좋다. 분석 시 세포 회수율이 1.2배~1.5배 높으면서 사용자가 모든 과정을 실시간 모니터링하도록 돕는다. 모든 과정이 자동화돼 사용자 편의는 물론 실험의 재현성을 보증한다. 염기서열 분석용 cDNA 합성에 필요한 모든 요소가 일체형으로 설계돼 솔가람 하나만으로도 세포를 분석 가능하다. 자연스레 실험 비용도 기존의 1/10 수준으로 줄인다.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디지털 헬스케어는 CES의 인기 주제다. 이번 행사에 참가한 의·과학 기업과 관계자, 투자사들이 아이노클의 솔가람을 눈여겨본 이유다. 최성균 대표는 이들에게 아이노클의 기술력과 솔가람을 알리는 한편, 헬스케어와 개인 맞춤형 정밀 의료 장비로의 개발 청사진을 제시했다. 지금까지 단일세포 분석 기술과 장비는 대부분 미국 기업이 만들었다. 아이노클은 미국에서 열린 CES 2023에 차세대 단일세포 분석 기술을 출품, 자사의 기술력을 알리고 해외 시장 진출을 노렸다. 해외 전문 투자기관과 로펌의 컨설팅을 받고, 바이오 마커와 치료 플랫폼 기업 등 중개 연구 파트너도 찾았다. 최성균 대표는 CES 2023에서 세계의 기술 유행을 체감했다며, 두각을 나타내려면 참가자의 이목을 집중할 기술을 선보이라고 조언했다. 각계 각층의 세계 인사들이 방문하는 만큼 참가자의 정보도 면밀히 파악하라고도 전했다. 아이노클은 CES 2023을 계기로 단일세포 유전체 멀티오믹스 분석 기술과 솔가람의 완성도를 더욱 높인다. 올해 안에 솔가람을 양산, 공급해 매출 규모를 키우고 표준화된 단일세포 유전체 멀티오믹스 분석 소프트웨어 상용화를 시도한다. 이 성과를 CES 2024에 내보인다는 각오도 밝혔다. 블루랩스 “리사이클링의 정석, 굴 껍데기 수질정화제를 세계로” 정상호 대표는 굴 껍데기 수질정화제 기술을 CES 2023에 출품했다. 리사이클링의 긍정 효과, 효용과 가치를 알리기 위해서다. 해외 소비자와 기업·기관의 평가를 받고 수요를 파악하는 것, 나아가 세계 비즈니스 파트너를 찾는 것 등 영업 경험을 쌓는 목적도 세웠다. 그의 바람대로 CES 2023 참가자들은 블루랩스의 굴 껍데기 수질정화제 기술을 주목했다. 굴은 해외에서는 값 비싼 수산물이다. 굴의 껍데기를 유용한 자원으로 재활용하는 아이디어와 기술 완성도는 참가자들의 흥미를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다. 한 해외 관계자는 자국의 수처리 시설의 효용이 미흡하다며, 블루랩스의 기술이 유의미한 수준까지 발전하면 즉시 제품을 납품받고 싶다는 의사를 전했다. 정상호 대표는 CES 2023에서 목표를 어느 정도 이뤘을뿐만 아니라, 블루랩스가 나아갈 길을 가늠한 성과까지 거뒀다고 말한다. 고려대학교의 도움을 받아 세계 최대 규모의 기술·기기 전시회 CES에 참가하고, 땀 흘려 만든 기술을 참가자들에게 소개한 것이 소중한 경험이라고 말한다. 나아가 CES 혁신상 121개를 받을 정도로 큰 성과를 낸 우리나라 기업들을 보고 어서 이 대열에 끼어야겠다는 동기도 받았다고 한다. 블루랩스의 업력은 1년이 채 되지 않는다. 그럼에도 굴 껍데기 수질정화제의 시제품 제작을 마치고 검증 단계에 다다를 정도로 빠르게 발전했다. 정상호 대표는 CES 2023 참가를 계기로 원래 가진 장점인 조직력과 역량을 더욱 강화한다. 한편으로는 블루랩스의 성장을 이끌 개선점을 찾아 보완할 각오를 밝혔다. 이 각오를 토대로 블루랩스는 굴 껍데기 수질정화제의 양산에 총력을 기울인다. 연구 시설과 자금 유동성을 확보하고, 인재와 기술을 고도화해 CES 2024에 참가한다. CES 2023에서 블루랩스의 기술과 성과를 본 이들이 CES 2024에서는 확신을 얻도록, 리사이클링의 세계 모범 사례로 자리잡는 것이 정상호 대표의 목표다.
고려대학교 크림슨창업지원단이 지원 중인 스타트업 세 곳도 CES 2023에 참여했다. ▲각종 양자 실험을 돕는 양자 시뮬레이터를 선보인 ‘큐심플러스’ ▲단일 세포 유전체 멀티오믹스 기술을 가진 ‘아이노클’ ▲버리던 굴 껍데기를 가공해 수질 정화제를 만든 스타트업 ‘블루랩스’다. CES 2023에서 이들이 선보인 기술과 상품, 거둔 성과와 운영 계획을 들어본다.
블루랩스는 굴 껍데기를 가공해 친환경 수질정화제를 만든다. 정상호 블루랩스 대표는 굴의 주요 산지이자 자신의 고향인 경상남도 통영의 굴 껍데기 문제를 해결하려 이 기술을 연구 개발했다. 제도가 미비해 지금까지는 그저 쌓아서 보관해야만 했던 굴 껍데기. 이를 재활용하면 굴 껍데기가 일으키는 환경 오염을 줄이고 도시의 미관을 좋게 다듬으면서 수질정화라는 새로운 가치를 낳는다. 리사이클링(재활용)의 정석이라 할 만하다.
글 / IT동아 차주경(racingcar@itdonga.com)